제12강 헤겔미학과 예술의 종언

◆ 헤겔의 미학

※ 학습목표

헤겔의 미학과 예술 발전의 3단계에 대해 알아본다.

▲ 빙켈만의 영향

빙켈만의 그리스예술 모방론은 곧바로 철학자들에게 받아들여져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빙켈만 덕분에 바로크 취향 말기에 다시 고전주의취향이 부활했다는 측면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독일 고전주의를 탄생하게 하는 배경이 되었다. 또한 이 영향은 철학에도 미쳤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헤겔이고 심지어 맑스 같은 역사주의자까지도 빙켈만의 영향 아래 있었다.

빙켈만은 모순을 가지고 있었다. 전기의 모방론, 그리스 예술의 모방론에서 그리스 예술을 초역사적인, 모든 시간과 시대의 문화적 차이를 초월한 하나의 절대적인 규범으로 설정한 것이 있다. 또 경험적으로 발전시킨 양식의 시대적 변화를 추적할 때 이 사람은 양식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상대성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충돌을 일으킨다. 방법론적으로는 충돌이 되는 것이다.

빙켈만은 예술양식을 크게 네 단계로 말한다. 고졸양식 - 숭고의 양식 - 미의 양식 - 모방의 양식이라는 것이다. 그리스 예술의 정점은 바로 미의 양식과 숭고의 양식인데 숭고의 양식엔 아직 옛날의 딱딱함이 남아있고 미의 양식은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양식이다. 전기에는 숭고의 양식 속에서 그리스 예술이 정점에 달했다고 보나 후기에는 미의 양식 속에서 정점에 달했다고 본다. 그런 관념의 변화, 절대적인 규범과 양식의 역사적 상대성, 방법론적인 모순이라든지 이런 것이 나중에 맑스 까지 넘어가게 된다. 맑스는 ‘인류는 그리스시대보다 훨씬 발전했는데 왜 미술에서만은 그리스인들이 왜 영원한 전범으로 여겨지는가.’ 라고 한다. 그것은 빙켈만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모순점이 맑스에게 반복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헤겔 미학

헤겔은 이론구성자체가 상당히 고전주의적이다. 또한 구축적이다. 그의 철학을 도식화하게 되면 고전주의 회화 속에 나타나는 어떤 구축적인 구조가 나타난다. 헤겔은 원래 관념론자다. 옛날에 하늘엔 정신이 먼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세계창조로써의 원리의 로고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정신 그 자체로는 추상적인 것이라 실현이 안되 고 그냥 정신적인 상태로만 남아있었다. 어느 날 정신은 자기 자신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정신은 자기 자신을 투사해서 자연을 만든다. 관념에서 물질이, 자연이 나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념론이다.(cf>물질에서 정신이 발생 - 유물론) 그런 다음 정신은 또 다시 정신의 상태로 돌아가는데 이때 옛날의 정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인식에 도달한 정신, 자기자신의 실현에 도달한 정신이라는 것이다. 헤겔은 이것을 ‘외화’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바깥으로 끄집어낸다는 얘기다.

그래서 외화를 하는 이유는 첫 번째는 인식적 관점에서는 자기 인식을 위해서다. 또 하나는 자기실현의 관점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그는 인류의 역사를, 세계의 역사를 절대적인 자기 실현의 역사 또는 자기 인식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그렇다면 자연에서 어떻게 복귀를 하는가. 간단하다. 어릴 때 거울을 보고 자신인줄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정신은 자연을 대할 때 자신이 외화된 모습이라는 걸 모르게 된다. 일종의 타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자신임을 인식하게 된다. 자기 동일성의 인식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자연이 정신으로 복귀하게 된다.

이 과정을 보면 자연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헤겔은 역사주의자기 때문에 자연을 발전한다고 본다.

* 자연의 발전 단계 : 물리적 자연 - 화학적 자연 - 생물학적 자연(동물학적 구조→인간)

복잡한 단계의 구조가 동물학적 구조고 그 위에서 인간이 발생해서 머릿속에서 의식이란 것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물질단계에서 서서히 정신으로 귀환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인간의 의식은 물질적으로 보이는 자연 속에 정신이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이다. 자기 인식이다. 물질 속에 정신이 들어있다고 할 때, 그 정신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법칙이다. 자연은 물질이지만 그것의 운항 원리, 그것의 변하는 원리에 정신적인 성격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점점 귀환해서 자기 자신으로 돌아왔을 때 절대정신에 도달했다 고 얘기한다.

▲ 예술 발전의 3단계

정신의 발전에도 주관적 정신이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정신, 그것이 주관적 정신이고 반면에 바깥에는 객관적 정신들이 있다. 법, 윤리, 도덕 등. 그것이 종합이 됐을 때 절대 정신으로 올라간다고 하는데 그 때 표현되는 방식을 헤겔은 크게 세 가지로 봤다. 예술, 종교, 철학. 절대 정신이 표현되는 세 가지 상징인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헤겔의 미학은 그중 예술에 위치한다. 헤겔은 예술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그에 따르면 예술은 크게 3가지단계로 발전했다.

* 예술 발전의 3단계

상징 예술(고대 그리스 이전의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오리엔트 지방의 예술)

- 건축

고전 예술(고대 그리스 예술) - 조각

낭만 예술(르네상스 이후) - 회화

여기서는 상징주의, 고전주의, 낭만주의와 같은 개별 양식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대적 개념이다. 각 시대마다 주도하는 장르가 있다. 이집트는 건축이다. (ex>피라미드, 스핑크스) 고대 그리스 예술은 조각이다. 낭만예술, 특히 르네상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회화다.

▲ 상징예술

헤겔에 따르면 세계사의 역사는 물질로 외화 된 정신이 다시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헤겔의 관점에서 볼 때 결국 예술도 절대정신의 표현양식, 물질로 외화한 정신이 자기 자신으로 귀화하는 단계인데 첫 단계가 상징예술이다. 아직도 정신이 성장이 덜 되고 거대한 물질의 덩어리에 눌려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의미도 충분하지 않게 상징성을 띠게 된다. 상징은 도상과 달리 막연하다. 정신이 성숙을 덜했다는 것이고, 미성숙한 정신이 압도적인 물질의 무게에 눌려있는 상태에서 상징예술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오리엔트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 고전예술

고대 그리스로 넘어오면 대리석 조각이 있지만 건축만큼 압도적이지는 않다. 형도 복잡하고 정교해진다. 비로소 물질과 정신이 균형을 잡게 된다. 그래서 여기가 예술의 정점이 된다. 헤겔에 따르면 예술이란 것은 물질과 정신의 조화, 결합이다. 즉 미라는 것은 이념의 감각적 현현이다. 정신적인 원리가 감각, 즉 물질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며 거기 가장 잘 들어맞는 예술이 조각이라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가 예술의 정점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빙켈만의 생각이었다. 그것이 그대로 헤겔 철학에 반영된 것이다.

▲ 낭만예술

르네상스로 넘어가면 회화의 물질성의 정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거다. 조각과 회화를 비교해보자. 가장 큰 차이는 하나는 3차원이고, 하나는 2차원이라는 것이다. 3차원은 물질에 속하는 것인데, 회화는 그것을 접어버렸다. 회화에서는 물질에 속하는 한 차원이 정신화 됐다. 그 방식이 투시법, 즉 원근법이다. 원근법은 굉장히 정신적인데, 그런 원리에 의해서 조각이 갖고 있는 한 차원을 접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회화는 정신으로 귀환하는 정도가 강해졌다. 또한 낭만 예술에는 회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15세기까지는 회화가 주도적인 장르지만 17세기에는 고전 음악의 시대다. 17세기에 음악은 눈부시게 발전한다. 음악과 회화 중 음악이 물질성이 약하다. 매체, 매질 자체가 소리의 진동으로 훨씬 정신성에 가까워진다. 엄청나게 정신화 된 장르라는 것이다. 거기서 조금 더 나가면 문학이다. 문학 정도 되면 철학과 같아진다. 철학화 되는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가 교차한다. 헤겔에 따르면 미학의 관점에서, 예술의 관점에서는 고전주의에서 정점에 도달한다. 정신의 관점에서는 그냥 계속 간다. 헤겔에 따르면 예술은 정신과 물질의 결합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예술의 전성기는 고전주의에서 끝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예술은 낭만예술에서 끝난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헤겔의 예술 종언론이다.

◆ 예술의 종언

※ 학습목표

헤겔이 선언한 예술 종언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는지 알아본다.

▲ 두 가지 차원의 예술의 종언

예술 종언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 예술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났던 고대그리스. 그때 한번 예술은 종언을 고한다. 예술의 전성기는 고대 그리스에 이미 끝난 것이다. 또 하나는 낭만 예술의 종언이다. 모든 예술 양식의 종언이라는 것으로 중세 때부터 시작된다. 중세 문화에서는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면 예술의 시대가 아니라 종교의 시대라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예술이라는 것은 단지 예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한마디로 세계관이다. 신들이 예술의 형태로 존재한다. 예술이 시대정신이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절대정신이 예술이라는 상징 형식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로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헤브라이즘의 신과 차이가 난다. 헤브라이즘의 신은 텍스트로 존재한다.

▲ 절대정신의 변화에 대한 헤겔의 생각

종교시대로 넘어가면 절대정신이 표현되는 방식이 변화하게 된다. 텍스트이다. 성서에서는 눈에 보이는 형상을 만들지 말라고 한다. 이미지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 헤겔은 정신으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낭만 예술이 끝날 때쯤 되면 철학의 시대가 온다. 철학은 이미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철학은 철저하게 개념만 사용하고, 그러면서 가장 정신적인, 완벽하게 자기 자신으로 귀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까 절대 정신이 표현되는 방식. 예술-종교-철학으로 올라갈수록 물질성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고, 순수한 정신으로 자기귀환을 하게 된다. 철학에서 정신은 자기의식, 자기완성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헤겔은 그 세계사적 사건이 자기 머릿속에서 벌어졌다고 생각을 한다.

▲ 예술은 정말 종언을 고했는가

헤겔의 말대로 예술은 정말로 종언을 고했는가. 오늘날처럼 예술이 번성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것은 반론이 될 수 없다. 헤겔에게 예술의 개념은 이념의 상상적 현현이다. 현대 예술을 헤겔에게 보여주면 이것도 일종의 예술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본질적인 예술은 아니고 이미 철학에 가까워진 예술이라고 할 것이다. 현대 예술은 현상의 빈곤, 관념의 과잉이지 않은가. 많은 경우에 현대 예술 작품은 예술을 예술로 성립시키는 것이 물질적 속성이 아니다. 정신적인 해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완성된 작품에 비평에 들어갔는데 요즘에는 비평이 작품을 완성시키려 들어간다. 심지어 개념예술이라는 것도 나온다.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건 작품도 아니고 창작행위도 아니고 - 즉 물질적 실현이 아니고 - 관념이 가장 중요하고 그게 예술의 본질이라고 얘기한다.

헤겔의 예술 종언론은 예술이 시대를 주도하는, 시대정신을 주도하는 장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예술은 오래전에 종교와, 최근은 철학에 그 자리를 물려줬다는 것이다.

▲ 헤겔에 대한 반론 - 철학의 시대가 끝났다

헤겔의 말은 맞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고 얘기할 수도 있는 것은 요즘은 철학자체가 예술을 따라고 있다는 것이다. 들뢰즈, 데리다, 푸코…. 20세 모더니스트들이 예술에서 하던 실험들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철학에서 하는 것이다.

하이데거도 얘기했듯이 예술가들이 세상을 열어서 보여주면 학자들이 와서 정리한다. 법률로 따지면 예술가는 헌법을 제정하는 사람이고 과학자들은 헌법 밑에서 법률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헤겔에 대한 가장 큰 반론은 예술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라 철학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다.

▲ 보링거의 『추상과 감정 이입』

빙켈만의 사고방식, 즉 예술의 가장 큰 본질이 잘 나타난 시대는 그리스 시대였고 그 후는 일종의 몰락, 정신의 관점에서는 성장했을지 모르지만 예술의 관점에서는 몰락이 된다는 관점은 널리 퍼졌다. 보링거의 『추상과 감정 이입』을 읽어보면 당시 사람들은 현대 예술에 대한 강한 반감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념을 오랫동안 사로잡았던 빙켈만적 관념을 깬 것이 보링거의 『추상과 감정 이입』이다

추상은 현대 예술의 경향이다. 또 고대 그리스 이전의, 또는 그 바깥의 예술들은 어느 정도 추상성을 갖고 있지 않은가. 반면에 감정 이입은 유기적이고 자연주의적인, 그리스적인 예술 양식을 말한다. 양자를 대등하게 &로 묶어버렸다. 빙켈만부터 헤겔까지는 고대 그리스 예술을 특권화 시켰다. 그러나 이 책에선 두 개가 동시에 나타난다. 예술사의 발전은 선형적인 것이 아니라 시계추같이 왔다 갔다 한다는 거다. 이렇게 두 개가 사실은 동등한 자격을 갖는 예술이라고 할 때 고대 그리스 양식을 유일한 예술의 전범으로 설정을 했던 관념이 무너지게 된다. 그라면 현대 예술이 등장하기가 좋다는 것이다.

『추상과 감정 이입』은 보링거의 박사학위 논문으로 이것 하나로 보링거는 큰 명성을 얻었는데 그 것은 시대정신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보링거는 독일의 추상에 대해 말한다. 독일에서 추상은 표현주의로 시작한다. 독일 표현주의의 등장의 토대가 된 것이다. 에밀 놀데라든지 키르히너 등의 화가가 이 사람의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독일에서 최초의 추상인 표현주의라는 형태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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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척척박사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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